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는 캐롯손해보험은 11일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이라는 상품을 내놓았다. 퍼마일이란 운행거리만큼 보험료를 계산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요금처럼 차량이 달린 거리를 따져 보험료를 책정하는 상품이다. 주행거리를 재는 장치는 보험사에서 제공한다. 측정 기기를 자동차 시거잭에 꽂으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가 측정된다. 가입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거리와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급격한 속도 변화를 인식해 자동으로 사고 여부를 확인하는 신규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보험시장이 뜨거워지면서 톡톡 튀는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훨씬 싼 보험료로 원하는 보장을 필요한 기간에만 받을 수 있는 ‘맞춤형’ 미니 보험상품이 주인공이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보험업계가 ‘가성비’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보험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들은 공격적으로 설계한 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는 지난달 14일 공식 영업을 시작하면서 ‘스마트ON 펫산책보험’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었다. 기존에 선보였던 스위치형 보험처럼 보장 여부를 ‘껐다켰다’할 수 있는 데다 ‘쿠폰·크레딧’ 방식을 추가했다. 펫산책보험의 경우 2000원을 내면 44번의 산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해나 반려견 분실 등에 보험금을 준다. 보험료는 산책 1회에 45원꼴이다. 해외여행 보험의 경우 연 2회 이상 해외여행을 가면, 2회부터 보험료 할인 규모가 커지는 식으로 설계됐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캐롯 990 운전자보험’은 월 990원이란 파격적 보험료를 제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험료를 이렇게 낮출 수 있는 비결은 디지털을 이용한 비용 절감에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산출한 요율을 바탕으로 한 상품이라 수익성이 낮지 않다. 순수하게 온라인으로만 운영해 불필요한 비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2030세대를 겨냥한 보험사와 핀테크 기업의 제휴도 활발하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가 지난달 13일 에이스손해보험과 손을 잡고 내놓은 ‘휴대폰 파손보험’은 1주일 만에 가입자 4400명을 돌파했다.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 질병보험’을 선보였던 인터넷 전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토스에 이어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연금저축·암·저축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화재도 올해 1분기 안에 카카오페이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만들 계획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