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신종 코로나 대형화재 될 수”… 美는 WHO 예산 반토막

입력 2020-02-11 16:59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가운데) WHO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는(WHO)가 최근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나타나는 사례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에 방문한 이력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감염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 소수 사례는 더 큰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브러여수서 사무총장은 앞서도 트위터에 “중국 여행 경력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일부 우려스러운 사례들이 있다”며 “소수의 사례는 (신종 코로나가) 다른 국가들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나타내며, 즉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썼다.

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영국 등 5개국으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한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 참석한 영국인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이후 프랑스에 머물며 5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거브러여수서 사무총장은 다만 “현재로선 불똥일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확산) 방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공중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HO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발대는 신종 코로나 조사를 위해 중국에 도착했다. 거브러여수서 사무총장은 “브루스 아일워드 박사가 이끄는 WHO 선발대가 중국에 막 도착했다”며 “이들은 중국 팀과 협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체류 기간 및 체류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트위터에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 세계 각국의 전문가 400명이 모여 신속한 진단, 백신, 효과적인 치료법 등 신종 코로나 대책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WHO에 대한 지원 예산을 반토막내면서 WHO는 악재를 맞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공개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WHO 예산을 6500만 달러(약 770억원)가량 삭감할 것을 제안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전년도 해당 예산의 50% 이상이 삭감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미국의 WHO 지원이 대폭 줄어들면서, WHO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WHO에서 미국의 빈자리를 조금씩 메워오고 있다. 친중파인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당선 직후 “미국이 예산을 줄이면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많은 나라와 접촉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