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자체·의회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다녀와선 ‘자가격리’

입력 2020-02-11 16:48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국내외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전남 군의회 의장과 공무원들이 열흘이 넘게 유럽 연수를 다녀와 눈총을 받고 있다. 연수를 다녀온 이들은 감염 위험이 있다며 5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보성군과 장흥군 등에 따르면 고흥, 보성, 장흥, 강진군으로 꾸려진 득량만권·강진만권 행정협의회는 청정연안을 보존하고 개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달 29일부터 10박12일 일정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연수를 진행했다.

김철우 보성군수와 정종순 장흥군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할 것을 대비해 연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신경균 보성군의회와 위등 장흥군의회 의장, 보성군 공무원 4명, 장흥군 공무원 4명 등 10명은 신종코로나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것을 알고도 해외 연수를 강행했다.

연수 목적은 연안 개발과 보존관리, 블루 투어 시책 개발로 해양환경청과 리스본 관광협회, 씨체스 해변 등이 방문지에 포함됐다.

그러나 연수 목적과 달리 대성당과 수도원, 포도농장, 궁 등 유명 내륙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 대부분이라 외유성 연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수를 간 이들은 리스본의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전원도시 신트라를 방문하고 페나 궁전과 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았다.


이번 연수에서 보성군, 장흥군의회 의장들은 항공기 비즈니스석 등 1200만원씩 여비를 받았고, 함께 간 공무원 8명은 1인당 500만원씩 예산을 사용했다. 이들이 열흘간 사용한 세금은 총 6400만원에 달했다.

지난 9일 귀국한 공무원들은 감염 위험이 있다며 10일부터 5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보성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해안 관광 보존과 개발, 블루투어 시책을 개발하기 위해 연수를 진행했고 일부 관광지는 가는 도중에 잠깐 들렀던 것”이라며 “행자부의 안전 지침에 따라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