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은 교인들이 삶 속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교육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 그러나 지금의 교회교육은 교인을 길들이기 위한 교육이 돼 버렸다.”
한경미 한신대학교 겸임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강북구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0 기장신학대회’에서 현재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성서 지식 전달, 교회 내 헌신을 강조하는 교회교육에서 벗어나 삶을 지향하는 교회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현재의 교회교육이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 괴리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교회교육을 담당하는 사역자 및 교사들 모두 교회교육의 목적이 삶의 변화에 있음을 알지만 삶의 변화 기준을 교회 생활로만 한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교수가 최근 4년간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24개 교회 총 254명의 교회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6%가 교회교육 필요성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변화를 꼽았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예배 집중, 주일 성수, 교회 행사 참여, 전도 등 교회 생활을 학습자 삶의 변화 기준으로 삼았다. 학습자의 일반 생활과 관련된 변화는 전체 응답의 9%에 불과했다.
한 교수는 “다수의 교사들은 학습자들이 교회 생활을 잘해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판단은 교사들이 학습자들에게 바른 신앙인의 자세를 교육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학습자들은 이것이 무언의 강요로 느껴질수 밖에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교사들의 이런 생각들 역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오랫동안 학습된 결과로 봤다. 그는 “현재 한국 교회 교사들은 기독교 교육학자 제임스 파울러가 말한 신앙발달 6단계 중 3단계인 ‘종합적-관습적 신앙’의 모습에 가까운데 이 단계의 특징은 체계 순응적이라는 것”이라며 “그동안 교회는 교회 안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태도를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로 제시해왔다. 교사들의 이런 생각이 전부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교수는 “교사들이 생각의 틀을 넓혀 헌신을 교회 안에서만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보다 능동적으로 비판적 분석 사고가 가능한 파울러 신앙발달 6단계 중 4단계 ‘개별적-성찰 신앙’ 이상으로 신앙의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를 위해 현재 유아에서 청소년까지로 돼 있는 교회학교 제도를 장년과 노년층까지 평생교육 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학습자의 신앙발달과 삶의 주기에 따라 단계적, 지속적 교육이 이뤄질 때 이들이 준비된 교사가 되고, 이들을 통해 미래세대가 잘 성장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