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보안 패치를 가장 빨리 업데이트하는 업체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되는 갤럭시S20은 한 달 내로 새로운 OS인 ‘안드로이드 11’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IT 전문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주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2017년 8월 21일 공개된 안드로이드 8.0(오레오)의 경우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첫 번째 베타 버전을 내놓기까지 72일이 걸렸다. 각종 버그를 수정한 안정적인 버전은 2월 중순에야 나왔고, 특정 통신사 전용 모델의 경우 5월에야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S7의 오레오 업데이트는 5월에야 시작됐다. 새 OS가 나온 지 1년이 다 돼서야 본격적인 업데이트가 된 것이다.
2018년 8월 6일 나온 안드로이드 9.0(파이)에서는 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 갤럭시S9용 베타 버전은 약 100일 후인 11월 15일 처음 나와서 전년보다 늦었지만, 정식 버전은 12월 14일로 S8이 오레오를 먹었던 시기보다 2개월가량 당겨졌다. 갤럭시 노트9는 1월 4일부터 정식 버전 업데이트를 받았다.
안드로이드 10은 지난해 9월 3일 공개됐는데, 삼성전자는 41일 만에 갤럭시S10용 첫 번째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 정식 버전은 안드로이드 10 출시 2개월 후인 11월 28일이었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삼성전자는 해가 바뀌기 전에 S10, 노트10 등 플래그십 제품 2개의 업데이트를 마쳤다”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베타 버전이 나올 시기에 정식 버전이 출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OS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보안패치도 빨라지고 있다. 구글은 직접 제작하는 픽셀폰의 보안패치를 가장 빨리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더 빨리 보안패치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구글은 보통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보안패치를 발표한다. 픽셀폰에는 즉각 적용되지만, 다른 OEM 제조사들은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보안패치 적용 시기를 조절한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S10+의 경우 11월 보안패치가 11월 3일에, 노트8의 12월 보안패치가 12월 2일에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에 구글은 픽셀 보안패치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삼성전자의 빨라지는 SW 업데이트 속도를 고려할 때 갤럭시S20의 첫 번째 베타 버전을 한 달 내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플래그십 모델에 모두 새 OS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구글은 제조사들의 빠른 OS 업데이트를 위해 ‘프로젝트 트레블’(Project Treble)을 가동 중이다. 기존의 복잡한 OS 업데이트 절차를 간략하게 줄이는 것이다. 구글은 올해 5월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I/O’에서 안드로이드 11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폴리스는 “프로젝트 트레블이 큰 요인이 되는 건 맞지만 삼성전자가 노력을 훼손할 수는 없다”면서 “다른 업체들도 빠른 업데이트를 약속하지만 ‘공허한 약속’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