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확산 우려가 비대면, 이른바 ‘언택트(untact)’ 소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언택트 소비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소비 행태를 의미한다.
11일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1월 28일∼2월 3일)간 온라인 결제액은 2조5087억원이었다.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2월 7∼13일)간 온라인 결제액 1조7367억원에 비해 44.5% 늘어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프라인 결제액은 8조2840억원에서 9조530억원으로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식당이나 대형 매장 등에 들르는 일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 대신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온라인으로 여가를 즐기는 등 비대면 소비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영향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자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두드러졌다.
이 기간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 수치 등도 언택트 소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오프라인 매장 기준)의 이달 초 주말(1~2일) 매출은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명동 본점은 30%나 줄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 온라인 롯데마트 몰 배송 건수는 전년 설 연휴 이후 같은 기간(2월 7일∼14일)보다 51.4% 증가했다. 1월 31일∼2월 2일 배달앱 ‘배달의민족’ 주문량은 한 달 전(1월 3∼5일)보다 11.3%, 요기요는 18.0% 늘었다.
다만 온·오프라인을 합한 신용카드 결제액은 총 11조5617억원으로 전년보다 15.4% 증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