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이라는 기염을 토하면서 봉 감독과 배우들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면 “다 계획이 있었던” 기생충 팀의 차기작은 무엇이 될까.
봉 감독은 그동안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 버전과 할리우드(영어) 버전의 두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제작비 규모가 크지는 않다. 봉 감독은 ‘기생충’(약 150억원)이나 ‘마더’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어 영화는 특히 2001년 처음 착안했다. 봉 감독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벌어지는 독특하고 무서운 사건을 다룬다. 굳이 설명하자면 재난이 발생하는 호러 액션”이라며 “내 모든 작품이 그렇듯 장르가 모호하다”고 귀띔했다. 영어판은 2016년 CNN 뉴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으로 당시 런던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에 바탕을 뒀다.
기생충은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 방송국 HBO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될 전망이다. 봉 감독이 영화 ‘빅쇼트’ 등으로 수차례 오스카상을 받은 아담 멕케이 감독과 함께 총괄 프로듀서로 나선다. 봉 감독은 과거 미 매체와 인터뷰에서 “영화에 반영하지 못했던 것들을 드라마에 다 넣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기생충 리메이크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배우들도 국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송강호의 차기작은 영화 올해 개봉 예정인 ‘비상선언’이다. ‘관상’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항공기 테러 소재 블록버스터로, 송강호 이병헌이 투톱으로 출연한다. 이선균은 JTBC 드라마 ‘검사내전’에 이어 정치 소재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를 준비 중이다. 최근 KBS2 ‘99억의 여자’에서 강인한 여인상으로 호평받은 조여정은 차기작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식과 박소담 등 차세대 배우들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26일 영화 ‘사냥의 시간’을 선보이는 최우식은 미 영화 제작사 A24에게도 영화 출연을 제안받은 상태다. 박소담은 권해효 윤제문과 함께 중국 교포인 장률 감독 신작 ‘후쿠오카’로 다음 달 관객을 만난다. 신스틸러들의 활약도 이어지는데, 의뭉스러운 가정부 문광 역의 이정은은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와 이준익 감독 신작 ‘자산어보’ 등에서 팬들을 만난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함께 출연 중인 장혜진과 박명훈 역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