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4관왕(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을 달성하면서 봉 감독 아내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에는 ‘봉준호 아내’가 10위권 안으로 올랐다. 기생충이 전날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상으로 꼽히는 오스카에서 주요 부문 상을 휩쓸면서다. 이날 시상식은 TV조선을 통해 생중계됐던 터라 국내 팬들은 매 수상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봉 감독은 각본상 수상 소감을 통해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제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대사를 멋지게 소화해준, 지금 와 있는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게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첫 번째 상”이라며 감격하기도 했다.
이후 봉 감독의 이름은 단숨에 실검 1위로 등극했다. 덩달아 봉 감독 아내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봉 감독의 아내는 시나리오 작가인 정선영씨로, 정씨가 봉 감독의 초기 단편영화 ‘지리멸렬’에 편집 스태프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봉 감독은 과거 ‘MBC스페셜’에 출연해 신혼 시절 생활고에 시달렸던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1995년에 결혼해서 2003년 ‘살인의 추억’ 개봉까지 굉장히 힘들었다”며 “대학 동기가 집에 쌀도 갖다 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생활이 녹록지 않았지만 아내는 봉 감독의 작품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한다. 봉 감독은 “1998년인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다. ‘올 한 해 1년만 달라. 그동안 모아둔 돈이 있으니 1년은 간신히 된다’고 말했다”면서 “아내가 ‘좋다. 못 먹어도 고(Go)’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만든 영화가 ‘플란다스의 개’였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면서 “영화가 스토리 자체가 성립이 안 됐다. ‘왜 이런 영화를 찍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옥자’ 등 여러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가장 최근작인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약 1억6536만 달러(한화 약 1962억원·박스오피스모조 집계)의 티켓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영화 역사상 전례 없던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기록도 일궈냈다. 비영어권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것 역시 처음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