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불가능’ 응답학생 1년새 배 늘었다…북한 이미지 50%는 전쟁·독재

입력 2020-02-11 12:31 수정 2020-02-11 12:52

학생 10명 중 2명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반도가 평화롭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남북·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학생들 사이에 통일 비관론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으로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통일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통일부는 ‘2019년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초·중·고 598개교 6만985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29일 우편 및 방문조사로 진행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법정 조사다.

“학생은 현재 한반도가 얼마나 평화롭다고 생각하나요”란 질문에 19.0%가 ‘평화롭다’고 응답했다. 2018년 조사 36.6%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비율이다. ‘평화롭지 않다’는 응답은 15.5%에서 33.7%로 배 이상 증가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55.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전년도 63.0%보다는 하락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3.7%에서 19.4%로 늘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이유에 대해 63.1%는 ‘잘 판단하기 어려워서’라고 했고, 12.6%는 ‘관심 없다’, 11.9%는 ‘나와 상관 없다’고 했다.


통일 시점에 대한 비관론도 커졌다. 5년 이내에 통일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16.4%에서 8.6%, 5~10년 이내 31.3%에서 22.2%로 감소했다. 10~20년 이내는 27.9%에서 29.3%로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2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응답은 14.2%에서 21.2%로 늘었다.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9.6%에서 18.1%로 배가량 증가했다.


학생들은 ‘가능하면 빨리 통일되는 것이 좋다’(33.1%), ‘통일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28.4%), ‘한반도가 평화롭다면 통일되지 않아도 좋다’(27.2%) 순으로 응답했다. ‘무관심하다’는 응답도 8.3%나 됐다.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악화됐다. 북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서 전쟁·군사가 31.8%, 독재·인물이 27.0%, 한민족·통일 21.8%, 가난·빈곤 8.0% 순이었다. 2018년 조사 때와 비교해 전쟁·군사, 가난·빈곤 응답 비율이 상승했고 한민족·통일 이미지는 하락했다.

교육부는 “접경지와 비무장지대 등 평화․통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체험 교육을 확대하고, 통일교육 수업 활성화 및 ‘통일교육주간’ 운영 등을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