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마스크 쓴 시진핑 “현재 전염병 방제 교착 상태…우한은 영웅 도시”

입력 2020-02-11 11:10 수정 2020-02-11 11: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현장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처음으로 현장을 찾는 모습을 연출했다.

11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의 병원과 질병예방센터 등을 연쇄 방문해 베이징시의 예방 통제 상황을 점검했다.

일회용 의료 마스크를 착용한 시진핑 주석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방제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므로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는 당 중앙의 각종 정책 결정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방제는 교착 상태이므로 의료진이 최전선의 기둥이 돼서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우한 및 후베이 보위 전쟁을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베이징 디탄(地壇) 병원을 방문해 신종코로나 환자들의 입원 진료 상황을 살펴봤으며, 이어 화상으로 우한의 중증환자 전문 병원을 연결해 보고를 받고 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우한과 후베이성은 신종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전지”라며 “우한이 이기면 후베이성이 이길 것이고, 후베이성이 이기면 중국 전역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시 주석은 베이징의 한 주민위원회에서 마스크를 쓴 채 손목을 내밀어 체온을 측정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시 주석은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이 신종 코로나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전지라면서 ▲모든 환자의 병원 치료 의무화 ▲구조 업무 최선 ▲ 사회 통제 강화 ▲언론 공개 투명화 ▲방제 업무 통일화 등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당정 지도부가 일선으로 돌진해서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뛰어난 간부는 표창하고 과감히 기용하되 책임을 회피하는 간부는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모두가 후베이 및 우한 인민과 함께 서 있다”면서 “당 중앙지도팀을 우한에 파견한 것은 방제 제1선에 대한 지도를 전면 강화 하는 동시에 후베이 및 우한 인민들과 함께하려는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한 인민은 영웅적 인민으로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우면 반드시 승리해 방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서 중의학과 서양 의학을 총동원해 감염률과 치사율을 낮추는 효과적인 치료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신종코로나 발병 후 이제까지 베이징에서 공산당 정치국회의 등 회의를 주재하기는 했지만 일선 현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시 주석이 대형 참사나 재해 현장을 찾았던 때와 달리 신종코로나 방역의 최일선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대응 실패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시 주석이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신종코로나 확산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죽음이 중국 전역에서 거센 분노와 비난을 불러오자, 악화하는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최근 지도부 책임론 등 민심의 동요를 의식한 듯 “당 중앙의 의사 결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전국 인민이 한마음으로 신종 코로나를 막는 여론 분위기를 조성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