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군 면제 갑시다” 배우 김의성의 ‘재치 드립’

입력 2020-02-11 09:46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배우 김의성이 자신의 SNS에 봉 감독을 군면제시켜야 한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김의성은 10일 봉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자 페이스북에 “봉준호 감독 군 면제 갑시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4200명 이상의 호응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군면제 뿐 아니라 예비군, 민방위까지 면제해야 한다”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도 면제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한 김의성 발상이 재밌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이날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차지했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국위선양을 한 봉준호 감독에게 군면제를 해줘야 한다는 댓글이 생겨났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으로 국가의 격을 드높인 봉준호 감독에게 군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황당한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에는 250명 이상 동의했고,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아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이미 1990년대 초반 군복무를 마쳤다. 봉 감독은 모 부대의 인사과 행정병이었다고 과거 여러 차례 밝혔으며 군생활 중에도 영화감독의 꿈을 키우며 영화를 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말아톤’(2005)을 연출한 정윤철(48) 감독은 봉 감독과 군대 시절 겪었던 후일담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며 봉 감독이 후임이었던 자신에게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진로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조언이 없었으면 감독이 아니라 유학 가서 봉 교수가 됐을 것”이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봉 감독이 여전히 입대가 가능한 연령이거나 미필자이더라도 병역 특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경우 국내 대회의 1위 입상자),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에게만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기회가 주어진다. 영화제는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두어도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이같은 ‘군면제’ 발언이 오가는 이유는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이 역사적인 소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가 아닌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