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이 현 정권 덕분이라는 주장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수상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을 축하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이문덕’이란다”며 “이게 다 문재인 덕(이란 말)”이라고 썼다. 그는 자신이 오래전 저서를 통해 받은 인세로 모친에게 선물한 뒤 들은 이야기가 있다며 “우리 어머니 고작 하시는 말씀이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였다)”면서 “황당해서 ‘그 책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쓴 거랬더니’ (어머님은) 다 하나님 덕이라고(말하셨다)”고 했다.
그가 봉준호 감독의 선전에 ‘이문덕’을 언급한 이유는 전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연관이 깊다. 봉준호 감독이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기생충의 투자,배급사인 CJ ENM의 모기업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봉준호 감독이 현 정권에서 작품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진중권 교수는 이어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며 “기생충에 묘사된 한국사회, 화려한 저택과 변기물이 역류하는 반지하, 우아한 특권층과 빌어먹는 하류층으로 분열된 사회는 어느 정도로는 문통의 작품일테니까”라고 비꼬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