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2020 아카데미를 휩쓸자 그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봉 감독은 2017년 7월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했다. 당시는 ‘기생충’의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시기다. 그는 “100% 한국어 대사고 한국 배우 분들만 나온다. 아직 시나리오도 없다”며 구상 중인 ‘기생충’을 설명했다.
이어 “송강호씨는 논의 중이다.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다”며 “시나리오를 쓸 때 어느 배우를 위해서 쓰는 경우도 있다. ‘기생충’ 송강호, ‘마더’ 김혜자 선생님처럼 생각을 하며 쓸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끈 답변은 그 다음 등장했다. 진행자인 배철수가 “봉준호 감독은 수상을 굉장히 많이 했더라. 이제 골든글로브, 아카데미만 받으면 되겠다”고 말하자 봉 감독은 “그런 일이 왜 일어나겠느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수상이) 일어나도 해프닝일 것”이라며 “그런 걸 목표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배철수는 “아카데미를 받는다면 첫번째는 봉준호가 아닐까요?”라며 질문을 마쳤다.
봉 감독의 ‘기생충’ 언급 인터뷰는 지난해 5월에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해서다. 당시 송강호와 함께 출연해 “영화에 대한 후회는 없다”며 ‘기생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강호 역시 “스태프들과 기술시사로 영화를 봤는데 ‘기생충’은 특별했다.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손뼉 치고 웃었다”며 “어떤 부분에서는 박수가 나온다.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데 ‘기생충’은 자유롭고 신나게 봤다”고 말했다.
앞서 봉 감독의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건 아카데미 역사상 이번이 최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