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엔 북미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은 현지시각으로 10일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고위 고문들에게 ‘11월 대선 전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상호 요구 조건에 이견을 보이며 회담을 결렬로 끝냈었다. 이후 같은 해 6월 판문점 회동을 했지만 이는 정식 정상회담은 아니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실무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 역시 결렬됐다.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로 마무리되자 불만을 토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CNN에 북미 협상을 ‘죽었다’고 묘사했다. 미 정부는 북한 여행을 위한 특별 허가증 발급 역시 중단했다고 한다. CNN은 대북 외교가 계속 별 성과를 보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캠페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설명이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졌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 후 세 번째 국정연설을 하며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넘어갔었다. 취임 이후 그가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CNN은 한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 역시 대선 전 북한과의 합의 추진 욕구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캠페인 인사들 또한 북한 문제가 재선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매체는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여하는 실무급 외교관들이 대통령의 뜻을 분명히 전달받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김 위원장과의 대면 만남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반면 행정부 내 다른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는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5일 미 국내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아울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역시 지속적으로 대북 협상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소식통은 CNN에 “비건 부대표는 끊임없이 대화 재개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