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훠궈(火鍋·중국식 샤브샤브)를 같이 먹은 일가족 1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무더기로 감염됐다. 이로써 홍콩에서 나온 확진자는 총 38명으로 대폭 늘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 현지 매체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신종 코로나 추가 확진자가 12명 늘어 모두 38명이 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10명은 지난달 19일 쿤퉁 지역의 한 식당에서 가족모임을 한 일가족 19명 가운데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된 일가족은 24세 남성을 비롯해 이 남성의 부모와 외할머니, 이모 2명, 사촌 3명 등이다. 최연소자는 22세, 최고령자는 91세다. 이들은 중국 본토에서 온 친척 2명과 함께 훠궈와 바비큐 등의 요리를 함께 먹었다. 다만 본토에서 온 친척 2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른 1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신종 코로나는 발병 초기 단계에서 가벼운 감기 증상만 보이거나 증상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며 “신종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당분간 사회적 모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들 가족 외에 70세 남성 1명과 69세 남성 1명도 9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70세 남성의 경우 지난달 9일부터 홍콩 밖으로 여행한 적이 없어 지역사회 내 감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홍콩 당국은 시중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에 이어 쌀, 화장지 등의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이를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당국은 “현재 홍콩에는 2500만㎏의 쌀 재고가 있으며, 이는 홍콩 시민들이 한 달 동안 먹을 충분한 양이므로 사재기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SCMP는 홍콩 정부가 마스크 매점매석과 가격 인상 등을 막기 위해 특별 법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