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화내며 손등 때렸던 여성 만나 사과…“대응 후회했다”

입력 2020-02-11 00:14
지난해 연말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같이 화를 내며 손등을 때렸던 여성과 교황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연말 불같이 화를 내며 손등을 때렸던 여성을 만나 직접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황은 이 여성에게 사과하며 자신의 대응을 후회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이탈리아 주교회의가 발간하는 가톨릭 신문 아베니레(Avvenire)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8일 일반 신도들과 마주하는 수요 일반 알현 때 해당 여성을 따로 대면했다. 일반 알현 행사가 마무리되기 직전 이뤄진 이 만남에서 교황은 환하게 웃으며 여성과 악수한 뒤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연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가톨릭 신문인 ‘알레테이아’(Aleteia)는 교황이 당시 일에 대해 스스로 충격을 받았으며 자신의 초기 대응을 후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교황과 여성의 대화는 여성과 같은 국가 출신 사제의 통역을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다만 이 여성의 정확한 국적이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고, 중국계 여성인 것으로만 추정된다.

바티칸 교황청은 언론 등을 통해 이 만남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찍힌 사진이 최근 바티칸 미디어 웹사이트에 올라가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옮겨지면서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성의 손등을 때리던 모습. 바로 다음날 교황은 "우리는 종종 인내심을 잃는다"며 사과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31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도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여성이 손을 세게 잡아당기자 손등을 두 번 내리친 뒤 불같이 화를 냈다. 당시 교황은 온화한 미소를 띠고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거나 입맞춤을 건네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한 어린이의 손을 잡아준 뒤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여성이 돌아서는 교황의 손을 세게 잡아채 끌어당기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다만 교황은 새해 첫날인 바로 다음 날 삼종기도회에서 “우리는 종종 인내심을 잃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사과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