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 만큼 답답… 하늘이 안다”

입력 2020-02-10 17:07 수정 2020-02-10 17:57
고유정. 연합뉴스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이 10일 선고 전 마지막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고유정은 이날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소장을 보면 이런 억지가 없다”며 “정말 그런 사실(의붓아들 살해)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의붓아들 사건은 제가 범인이 아니다”며 “당일에 현 남편과 저만 있어서 현 남편이 아니라면 저인데, 나는 절대 아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유정은 이어 “괴로워서 죽으려고 했지만 버텼다”며 “(현 남편을) 끝까지 믿으면서 있었는데 (전 남편 사건으로) 갖혀 있는 동안 제가 죽였다고 하니 너무나 억울하고, 현실이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연두빛 수의를 입은 고유정은 재판부에 두 손을 모아 인사한 후 자리에 앉았다. 이날 재판부는 직접증거가 없는 의붓아들 사건에 대한 의구심 줄이기에 집중했다. 재판부는 미리 준비한 질문지를 고유정에게 묻는 것으로 공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고유정은 재판부의 추궁에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을만큼 답답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씨는 같은 해 3월2일에는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증거가 뚜렷하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을 근거로 재판부에 사형을 요청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