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대상인 광둥성에서 왔지만…마카오 경유하는 바람에 놓쳤다

입력 2020-02-10 17: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25·26·27번 확진자 감염경로와 관련해 시어머니(25번 환자)를 감염시킨 아들 부부는 지난달 31일 검역대상 오염지역인 중국 광둥성에서 왔지만 마카오를 경유한 탓에 일반검역만 받고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확진 환자 세 명의 감염경로에 대해 “중국 국적의 며느리(27번 환자)가 중국 광둥성에 있었던 지난달 24일부터 기침 등 경미한 증상이 있었고 같은 달 31일 남편(26번 환자)과 함께 마카오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당시는 정부가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확대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받기 시작한 이후였다. 그러나 홍콩과 마카오는 이런 명단에서 빠져 26·27번 환자는 발열 검사 등 일반적인 검역만 받았다.

27번 환자는 지난 5일 증세를 의심해 경기도 시흥시 신천연합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중국 후베이성 방문력이 없다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5번 환자도 7일 같은 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감염 검사를 할 연구기관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탓에 하루 늦게 검사가 진행됐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정 본부장은 “27번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흉부 방사선 촬영을 했는데 (기침 등 호흡기증상만 있을 뿐) 폐렴 증상이 없어서 당시 기준엔 검사 대상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후베이성 이외의 중국 다른 지역 방문자도 호흡기증상 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한 건 지난 7일부터다.


보건당국은 중국 산둥성에 체류 중인 한국인 3명이 신종 코로나로 최근 확진된 사실을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가 전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국인 확진자가 나온 첫 사례다. 이 세 명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여성의 한국인 남편과 자녀 두 명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세 명의 상태는 안정적이고 현재 중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국내 이송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크루즈선의 국내 입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크루즈선 내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11일, 12일 부산에 들어올 예정이던 크루즈선 2척부터 2월에 계획된 크루즈까지 입항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확진돼 서울대병원에서 격리됐던 11번 환자(25세 한국인 남성)는 이날 퇴원했다. 국내 확진자가 완치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