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0일 미국 아카데미 사싱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오르자 정계 인사들도 앞다퉈 축하 인사를 건넸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독상 시상이 끝난 직후인 이날 오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대반전은 시작됐다”며 “봉 감독님과 대한민국 영화인 여러분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100년간의 노력과 고통과 눈물의 결실. 여전한 격차와 대다수 영화인이 겪고 계신 어려운 여건 등의 문제 역시 함께 노력해서 해소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대한민국 영화인 여러분 최고! 힘내세요!”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대반전. 한국, 한국인의 열정·영감·힘의 승리”라며 기쁨을 표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4관왕 오스카 아저씨 목포로 오시라”며 “해상케이블카 홍어에 송가인이 모델인 잎새주 한잔 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시상식이 끝나고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봉 감독의 수상소감을 인용하면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기생충’을 보고 느낀 2가지 점이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첫째, 공정이 무너진 사회를 그려낸 작품”이라며 “우리 사회의 기생충은 변기 물이 역류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반지하 거주자가 아니라,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기생충”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둘째, 영화 생태계의 공정성 문제”라며 “미국 파라마운트사는 1948년 ‘영화관을 모두 매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그때부터 미국에는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기획, 투자, 제작, 배급에 영화관까지 운영한다”며 “저는 1000만 관객 1편도 좋지만, 100만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 10편 중 제가 보고 싶은 걸 골라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안 전 대표는 “봉 감독님의 수상 소감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넘어서 개인이 행복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민간의 창의와 상상이 흘러넘쳐야 영화도 잘 되고 경제도 잘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생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상 최초의 오스카 수상일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외국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이었다. 또 미국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1955)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차지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