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 “울산사건 비판, 민변 일반의 생각으로 호도될까 우려”

입력 2020-02-10 13:34
권경애 변호사. 권경애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비판한 권경애(5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언론에서 자신이 민주사회 변호사모임 출신인 것을 강조해 보도하자 심경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9일 오후 페이스북에 “의뢰인 몇 분이 제 기사를 신문에서 봤다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조선일보더군요”라며 “제 페북 글을 그대로 기사화해서 민변 소속 변호사가 현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는 식으로 보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모든 포스팅을 친구 공개로 돌렸습니다”라며 “조선일보에 먹잇감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또 어느 매체에서 제 페북 포스팅을 전재하며 기사를 쓰셨습니다. 민변 소속 변호사라는 소개를 머리에 붙여서요”라고 말했다.

권경애 페이스북 캡처

권 변호사는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이 겁 없는 정권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두려웠다”며 “신라젠이나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사태와 검경수사권조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위험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힘닿는 대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고 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마음먹은 이상 제 페북 글이 기사화되는 것은 더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라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원하며 쓰는 글이니 기사화해주시는 것에 오히려 감사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게시글을 기사로 보도되는 상황에 대해 권 변호사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라는 이유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정부 단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겠지요”라면서도 “최근 두 단체의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며 참여연대나 민변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지 꽤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글의 내용보다 민변 소속 변호사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것이라면, 제 글이 민변 일반의 생각으로 호도되어 다른 민변 변호사들에게 혹시라도 누가 될까 우려됩니다”라며 “기사화하시기 전에 먼저 제 동의를 구해주시면 이런 우려를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부탁했다.

권경애 페이스북 캡처

앞서 권 변호사는 같은 날 오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산지역 기관장과 초원복집이라는 식당에서 만나 선거 기획성 회동을 한 사건과 빗대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았다.

이 게시글에 따르면 초원복집 회동은 울산 사건과 관련한 공소장에 비해 발톱의 때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사의 조작적 작태는 감금과 테러만 없을 뿐 이승만 시대의 정치경찰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전문을 비공개하기로 한 것과 공소장 전문을 7일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하자 유출자를 색출하겠다고 엄포한 것에 대해서도 권 변호사는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