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기생충’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3관왕

입력 2020-02-10 12:53 수정 2020-02-10 13:13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2020 아카데미 감독상을 차지했다. 시상식 전까지 국내외 영화계에서는 최고 감독을 가리는 각자 다른 의견이 대립하는 등 끝까지 예측할 수 없었으나, 결국 트로피는 봉 감독의 품에 안기게 됐다.

봉 감독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앞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날 3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영화인들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봉 감독은 “조금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은 할 일이 끝났구나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로 좌중을 폭소케했다. 이어 “어렸을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라며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마틴 스콜세지다. 학교에서 이 분 영화를 보며 공부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상을 받게 될 줄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또 평소 봉 감독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진 쿠엔틴 타란티노를 가리키며 “‘기생충’을 미국 관객들이 잘 모를 때 우리 영화를 항상 리스트에 꼽고 좋아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감독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심정”이라는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기생충’은 이번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편집·미술상 부문 수상은 실패했으나 각본·국제영화·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재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수상 여부만 남기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