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박찬욱 이창동 봉준호…K무비의 해외 영화상 도전史

입력 2020-02-10 12:51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101년 역사를 지닌 한국영화의 해외 영화제 도전 역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영화는 오랫동안 세계 영화시장의 변방에 있었지만 많은 영화인의 도전으로 지금은 그 위상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 영화제에서 수상한 '시집가는 날'의 한 장면.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에서 상을 받은 작품은 1957년 열린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희극영화상을 수상한 이병일 감독의 ‘시집가는 날’이었다. 향토적인 색채를 띤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한국의 전통적 희극을 스크린에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영화가 세계적인 권위의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였다. 배우 강수연은 8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씨받이’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배우 강수연이 열연한 영화 '씨받이' 포스터.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의 상을 받은 작품은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었다. 이 작품은 89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국제영화제(칸‧베니스‧베를린)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칸영화제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였다. 임권택 감독은 그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2007년에는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으로 받으며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박찬욱 감독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칸의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이 밖에도 한국영화 가운데 해외 영화제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은 한두 편이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201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배우 김민희는 2017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여자연기자상)을 차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