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꽉 쥔 트로피 물끄러미…봉준호가 오스카상 받고 한 일

입력 2020-02-10 12:02 수정 2020-02-10 12:07
이하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 각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로 호명된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나란히 무대에 올라 환한 표정으로 ‘한국 첫 오스카 수상’의 기쁨을 드러냈다.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나이브스 아웃’(라이언 존슨) ‘결혼이야기’(노아 바움백) ‘1917’(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결과다.





먼저 수상 소감을 전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선 봉 감독은 “감사하다. 큰 영광이다”라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라며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니지만,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주는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순서로 소감을 밝힌 한 작가는 가장 먼저 봉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는 “미국에는 할리우드가 있듯이 한국에는 충무로가 있다”며 “제 심장인 충무로의 모든 필름메이커, 스토리텔러와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한 작가가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동안 뒤에 선 봉 감독은 손에 든 오스카 트로피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두 손으로 트로피를 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감상하기도 했다. 감격에 젖은 듯하다가도 활짝 웃음을 보이는 봉 감독의 표정은 중계 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두 사람의 수상은 아시아계 최초이자 외국어 영화로는 17년 만의 영광이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탄 건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앞서 ‘기생충’은 미국작가조합과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각본상을 수상했다. 빈부격차와 계급갈등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색다른 방식으로 다뤘다는 극찬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