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와 ‘기생충’의 아카데미 입성 순간, 여기서 보세요

입력 2020-02-10 05:52
봉준호 감독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베벌리힐스 새뮤얼 골드윈 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위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입성이 현실이 됐다. 신드롬급 인기를 보이며 주요 부문 후보로 오른 ‘기생충’의 운명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결정된다.

제92회 2020 아카데미 시상식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오전 9시50분부터 TV조선에서 단독 생중계된다. 진행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맡는다. 현지 시간으로는 9일 오후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극장 앞에 기생충 포스터가 대형 스크린에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 앞 레드카펫 현장에 대형 오스카 트로피 모형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이날 시상식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진 모두가 참석할 예정이다.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이정은, 박소담, 최우식, 장혜진, 박명훈 등이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한국 최초’ 수식어를 달고 수상 행진을 달리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

특히 국제영화상 수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상을 두고 겨룰 영화는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등이다.

작품상 후보에 함께 오른 영화는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다. 이중 가장 강력한 경쟁작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다.

제26회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어워즈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에 해당하는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 인 모션픽처' 부문을 수상한 뒤 상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놓고 경쟁할 인물은 마킨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이 부문에서도 가장 유력한 수상자로 ‘1917’을 만든 샘 멘데스 감독이 꼽힌다.

‘1917’은 작품상 뿐만 아니라 감독·각본·미술·촬영·분장·음악·음향 편집·음향믹싱·시각효과상 등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질러야했던 두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돼 전장의 참상을 체험하게 한다는 평가와 함께 역대 전쟁 영화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기생충’과 ‘1917’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해왔다. 후보로 지명된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101년 한국 영화 역사를 다시 쓰게 되고, 92년 아카데미상 역사도 바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