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영국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중국에 대패를 당했다. 그러나 스페인이 영국을 이겨주며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중국에 60대 100으로 패했다. 이로써 1차전 스페인(46대 83)에 패하고 2차전 영국(82대 79)을 이긴 한국은 1승 2패로 올림픽 최종예선을 마치게 됐다.
지난해 11월 진땀승을 거둔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필승을 다짐했지만 초반부터 밀렸다. 높이를 앞세운 중국은 전날 주전급 선수가 거의 풀타임을 뛴 한국을 상대로 연신 공수에서 압도해갔다. 전반이 종료된 시점에서 24-47로 이미 승부가 크게 기울었고 4쿼터 시작 시점에서도 44-71로 점수차를 좁히지 못해 막판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렀다. 중국은 승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수비진을 몰아붙이며 40점차를 만들었다.
그나마 강아정이 3점슛 4개를 꽂으며 17득점을 올려 득점의 물꼬를 터 갔다. 전날 출장 시간이 거의 없었던 김한별은 30분여를 뛰며 7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렸다. 공격 면에서 한국의 대들보 박지수를 보좌할 선수로 꼽힌 배혜윤은 9득점(9개 야투 시도 3개 성공)을 기록했다.
다행히 이어 열린 경기에서 스페인이 영국을 79대 69로 이기면서 한국, 중국, 스페인, 영국 4개국 중 상위 3개 나라에 주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은 전날 영국을 82대 79로 제압한 바 있다. 3승의 중국과 2승 1패의 스페인이 올림픽 본선에 함께 나간다.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올해가 12년 만이다.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는 최종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영국전 올인’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올림픽 본선행에는 성공했지만 이번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많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특히 걸리는 것은 역시 박지수에 대한 큰 의존이다. 이날 1득점에 그친 박지수는 16분여만을 뛰며 8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하는 등 체력적으로 달리는 모습이었다. 전날 영국전에서 40분을 모두 뛴 피로가 남은 듯한 모습이었다. 한국은 영국전 막판 박지수가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10점대 리드를 단숨에 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서 쉽지 않은 팀들이 모여 있는 올림픽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에서 선수를 활용하는 다양한 전술과 박지수 체력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