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최초로 제기했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중국 의사 리원량의 어머니가 아들을 취조했던 당국에 설명을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 환자들을 치료하다 자신도 감염됐던 리원량은 최근 세상을 떠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리원량의 어머니가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페어 비디오(중문명 리슈핀)에 게시된 영상을 통해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한밤중 우한 경찰로 불려갔었다. 그들이 (내 아들에게 한 행위를)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괜찮아질 수가 없다”면서 오열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소재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했던 리원량은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고도 환자들 치료에 전념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그것이 아들의 바람이었다. 가족은 그것을 지지해야만 했다. 상황이 엄청나게 심각했고, 그는 의사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아들의 성품에 대해 “가족과 동료들에게 친절하고 일주일에 2번씩 밤 당직을 서기도 했다”면서 “부모에게 차를 충분히 마시고 약도 제때 먹는지 자주 물어보곤 했다”고 회상했다. 리원량의 부모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알려졌지만, 현재 상태가 어떤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리원량의 부인인 푸쉐제(32)도 지난 8일 남편의 사망 후 웨이보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보여준 국민들의 사랑에 감사하다”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기부 움직임은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또 자신은 정부와 남편이 일했던 병원에서 주는 공식적인 배상 및 보험금이나, 정부가 승인한 자선기관의 기부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신 중인 그는 자신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푸쉐제는 리원량과의 사이에 다섯 살 난 아들을 두고 있고, 오는 6월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푸쉐제와 아들은 현재 우한 밖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