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야생동물’ 우르르…SNS로 우수고객만” 中업자의 수법

입력 2020-02-09 16:20
중국 공안에 체포된 온라인 야생동물 유통업자. 영국 데일리메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중국 내 야생동물 거래가 전면 금지된 뒤에도 온라인 유통을 계속해 온 업자를 현지 공안당국이 최근 체포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의 원인으로 야생동물을 섭취하는 중국의 식문화가 지목됐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나닷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광시좡족자치구 바이써(百色)시 핑궈(平果)현에서 야생동물을 불법 유통한 온라인 업자가 현지 공안부에 붙잡혔다. 이 업자는 300마리가 넘는 야생동물을 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야생동물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중개상인 황(黃)모씨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이용해 감시망을 피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얼린 야생동물을 사들인 뒤 임대한 냉장고에 보관하고, 위챗을 통해 고객들과 접촉했다.

공안은 구매자로 위장해 황씨가 야생동물을 보관하는 은닉 장소를 찾아냈다. 그곳에서 새 250마리, 매 3마리, 멸종위기 종인 삵 2마리, 너구리 48마리, 다람쥐 30마리, 꿩 3마리 등의 야생동물 사체가 발견됐다. 모두 냉동된 상태였다.

공안 관계자는 “해당 업자가 위챗을 위주로 장기간 거래를 해왔다”면서 “우수 고객들에게만 접근이 허용된 위챗 채팅방을 만들어 단속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황씨가 올린 온라인 광고에 따르면 그는 돼지, 염소 고환, 말, 개 등도 유통했다. 황씨는 추가 조사가 계속됨에 따라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닷컴’에서도 박쥐가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7일 알리바바닷컴 홈페이지에 ‘말린 식용 박쥐’가 판매되고 있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원으로 꼽히는 동물이다.

판매 업체들은 “정력에 좋다” “기침, 설사 등에 좋다”는 광고 문구로 해당 제품을 홍보했다. 가격은 1㎏당 약 68달러(한화 약 8만원)~77달러(한화 약 9만1000원) 정도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