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이해찬 30분 면담…“불출마 설득 없었다”

입력 2020-02-09 16:20 수정 2020-02-09 17:06
정봉주 전 의원이 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예비후보 적격 여부 판정을 재보류한 것과 관련해 이해찬 대표와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투 폭로’ 의혹으로 예비후보 적격 판정이 미뤄지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9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도 적격 여부 발표를 보류하면서 사실상 ‘자진사퇴’ 신호를 준 가운데 총선 출마를 놓고 이 대표와 정 전 의원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정 전 의원은 오후 4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있는 이 대표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면담은 이 대표가 먼저 요청해 이뤄졌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 대표가 총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정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0여분 뒤 면담을 마친 정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설득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안 나눴다. (출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출마 의사는 여전한 것이냐’고 묻자 “제가 왜 (출마 의사를) 접어야 하나. 부적격 근거가 없는데”라며 반문했다.

정 전 의원은 “저도 (억울한 부분에 대해) 말씀 좀 드리려고 호소문 등 자료를 가지고 왔는데 이야기를 못드렸다. 이 대표님이 호소문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보셨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면담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꾸 이야기가 나오니까 안타까우니 보자고 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 전 의원 적격 여부를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전체회의 후 브리핑에서 “법리적인 것만으로 판단이 어렵다.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서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9일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친이었지만 이날도 판정을 보류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정이 미뤄진데 대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처럼 본인이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주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들의 명예도 존중하면서 혁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