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여대생의 ‘롤모델’ 박한희, “함께 살아나가자. 끈질기게”

입력 2020-02-09 11:11
박한희 변호사. 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 법 홈페이지

성전환 후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씨(22)가 끝내 입학 포기를 밝힌 가운데 그가 ‘롤모델’이라 꼽은 박한희 변호사가 지난 7일 A씨의 결정에 대해 “당사자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함께 살아나가자”고 말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의 박 변호사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A씨의 입학 포기 소식을 언급하며 “그 과정에서 무수한 고민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A씨는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과 함께 어울리고 살아갈 거라는 점에서 당사자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일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변희수 하사, A씨 모두 더 이상 자신을 감추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지지도 이어졌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씨의 숙명여대 최종 합격 소식은 학교 안팎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서울권 여대들의 21개 페미니즘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내고 그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반대로 A씨의 입학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의 입학을 환대한다는 서명운동은 시작 나흘만인 이날 기준 700여명이 넘는 숙명여대 동문들이 참가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이 흐름은 다소의 부침은 있을지라도 결코 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답게 살아가며 이를 드러내는 존재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고 이에 맞추어 우리 사회도 변해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에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살아나갑시다. 끈질기게”라고 말을 맺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