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은 공개되지 않아…중국계 미국인 가능성도
뉴욕타임스(NYT) “다른 건강 상의 문제 있었던 60세 여성”
NYT “중국 체류 미국인들, 철수 요청하지만 추가 계획 없어”
일본인 1명도 신종 코로나 추정 사망…확진 판정은 받지 않아
한 미국인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중국이 아닌 다른 국적의 사람이 신종 코로나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체류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에 체류하는 일본인 중에서도 신종 코로나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나왔다. 다만, 일본인 사망자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중국 본토 밖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는 필리핀과 홍콩에서 각각 1명이 숨진 사실이 보고됐는데, 사망자들은 모두 중국인 남성이었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8일 “60세의 미국 시민권자가 지난 6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로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대사관은 사망자의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유족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유족의 사생활을 존중해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중국계 미국인일 가능성도 있다. CNN방송은 “중국 정부는 ‘한 중국계 미국인(a Chinese-American)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는 60세 미국인이 여성이며,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이 사건을 잘 아는 두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인 사망자가 나오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있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 그리고 중국을 떠나기를 원했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다섯 편의 전세 항공기를 이용해 대부분이 미국인인 850여명을 중국 우한으로부터 철수시켰다. NYT는 그러나 중국의 다른 지역에 있는 일부 미국인들이 미국 정부에 철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추가적인 철수 항공기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중국은 아주 잘 해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와 관련해 “우리는 대부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그들(중국)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고 나는 그들이 매우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처 방식이 미·중 갈등에 새로운 부담으로 더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NYT는 사망한 미국인이 중국 우한을 떠나려고 시도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중에서도 신종 코로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본 외무성은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폐렴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사망자의 자세한 신원이나 사망일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교도통신은 우한시에 체류하던 이 사망자가 발열 증세가 나타난 지 6일 만인 지난달 22일 우한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중 일본대사관은 이 남성이 중증 폐렴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지난달 28일 신종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대사관 측에 통보했지만 그 뒤 재검사를 통한 최종 확인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이 신종코로나 감염으로 숨진 것으로 판명되면 일본인으로는 첫 사망 사례가 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