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제동은 ‘나꼼수’와 결 달라, 지난 정권 피해자일 뿐”

입력 2020-02-09 06:59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방송인 김제동을 언급했다. 그는 김제동을 ‘나꼼수 멤버들과 결이 다른 사람’ ‘지난 정권의 피해자’ 등으로 표현하면서,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진 전 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당부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장문을 올렸다. 그는 “아직도 김제동을 나꼼수 멤버들과 묶어 싸잡아 욕하시는 분들을 더러 본다”며 “김제동은 그 사람들과 아무 관계 없고 결이 전혀 다르다.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딱 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것 뿐인데, 그 분은 나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료 가지고 시비를 걸던데 연예인은 개인이 아니라 조그만 기업이다.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많이 벌어야 한다”며 “김제동은 여기저기 기부도 많이 하고 가끔 돈 없는 데는 강연료 안 받고 해 준다. 그 먼 동양대에까지 돈 안 받고 강연을 와줬다”고 강조했다. “그를 비난하는 분들 중에서 그만큼 기부하는 분들 계시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김제동은 지난 정권의 피해자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그저 백분토론 400회 특집 때 우연히 내가 앉은 쪽에 앉았던 것 뿐”이라며 “그걸로 졸지에 좌빨로 분류가 돼 버렸다”고 했다.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그를 좌빨로 몰아 방송에서 쫓아낸 것은 보수정권이었고, 그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은 여러분과 같은 그 정권의 지지자들이었다”며 “당신들이 가해자다. 그러니 인간이라면, 양심이 있다면 김제동 비난 그만하시고 이제라도 빨갱이 사냥한 거 사과하시라”고 했다. “옆에서 바라보는데 참 가슴이 아팠다”는 말도 더했다.

또 “저 구속시키겠다고 협박하고 계좌 들여다 본 것도 여러분이 지지하던 정권이었고, 저를 대학에서 자르라고 얘기한 것도 여러분이 지지하는 정권의 장관이었다”며 “교육부의 뭔 위원이 돼서 제가 동양대에서 교수하는 것, 시비걸던 분도 여러분이 지지하던 정권에서 임명한 모 교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거 다 잊었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