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무효’ 트럼프 대통령, 이제는 숙청의 시간

입력 2020-02-08 13:19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AP뉴시스

탄핵심판이 기각되자마자 숙청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든 선들랜드 주 유럽연합(EU) 미국대사,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그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를 현직에서 축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하원의 탄핵조사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바 있다.

빈드먼 중령의 변호사는 이날 백악관이 빈드먼 중령에게 직원을 붙여 백악관 밖으로 내보냈다는 소식을 전하며 “빈드먼 중령의 업무가 왜 끝났는지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다”라며 “진실을 말했다가 떠나라는 요구를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빈드먼 중령은 국방부로 재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7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파견 근무를 한 빈드먼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문가인 빈드먼 중령은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청탁 전화'를 직접 배석해 들은 당국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원 증언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NSC 법률팀에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빈드먼 중령은 이미 NSC 고위 당국자들에게 조기에 파견을 종료하고 이달 말까지는 현재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수를 친 셈이다. 탄핵조사와 청문회의 또다른 핵심 증인인 선들랜드 대사는 이날 본국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