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국재료와 풍미를 현지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는 요리들을 만들고 싶어요.”
뉴욕에서 한식을 알리고 있는 우리나라 출신의 셰프가 있어 화제다. 요리계의 거장 다니엘 볼루드(Daniel Boulud)의 산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인 카페 볼루드(Cafe Boulud NYC)의 수셰프(Sous Chef) 송용상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Cafe Boulud NYC에 인턴으로 입사했던 송용상 셰프는 영어권 요리사들과 경쟁해 수개월 만에 모든 포지션을 거쳐 정식 셰프가 됐다. 다른 셰프들이 보통 수년 걸리는 코스를 1년도 채 걸리지 않고 통과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현재 Cafe Boulud NYC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한식 메뉴를 꾸준히 개발하며 뉴욕 맨해튼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송용상 셰프의 한국 스타일 문어 요리(Korean style Braised Octopus)는 현지인들에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무, 배, 파, 간장을 넣고 만든 육수에 삶은 문어를 쌀가루와 버무려 튀긴 후, 연근, 김치, 깻잎 오일과 곁들인 요리다.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인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지만 이미 미국 내에서 유명해진 한국음식 덕분에 현지 고객들도 부담 없이 즐기고 있다. 특히 이 요리에 올라가는 송용상 셰프의 김치도 미국인들 입맛의 맞춘 변형된 김치가 아닌 한국 현지 그대로의 방식의 김치가 제공되고 있다.
송용상 셰프는 “맨 처음 셰프와 메뉴 회의를 할 때 어떤 가니쉬를 넣으면 좋을까 생각하다. 셰프가 먼저 김치를 올려보는 건 어떠냐고 물어봤다. 주변 다른 셰프들 반응도 좋았다”면서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음식이 미국 내에 많이 자리 잡았다는 것을 느꼈다. 제가 오히려 한국음식이 미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을까 소극적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요리는 완전 한국에서 먹는 맛에 맞춰 고춧가루, 참기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이 일하는 밑에 요리사 친구들도 이번 요리를 통해 자신이 모르던 새로운 한식의 재료, 조리 테크닉들을 배울 수 있어 좋아했고, 저 또한 프랑스,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에게 한국음식을 알려주는 계기가 돼 보람이 있었다”며 “메뉴를 개발하고 다른 요리사들에게 한 두 번, 트레이닝을 진행한 후에는 요리사 친구들이 김치, 멸치육수 등을 능숙하게 만드는 이색적이면서도 익숙한 풍경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용상 셰프는 이 같은 한국재료와 프랑스 테크닉을 결합한 요리를 개발해 메뉴에 넣는 것뿐만 아니라, Cafe Boulud NYC가 프랑스 레스토랑인 것에 걸맞게 뛰어난 프랑스 요리 실력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유명 요리 자선행사인 ‘CITY HARVEST BID 2019’에 Cafe Boulud NYC를 대표해 나가 프랑스 대표 전통요리인 샤퀴테리(Charcuterie) 요리를 선보였다.
송용상 셰프는 “제가 만든 요리는 오리고기&푸아그라 테린과 무화과, 펜넬&셀러리를 곁들인 요리로 Cafe Boulud를 대표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했다”며 “전통적인 테린 재료인 오리고기와 푸아그라를 넣은 테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한창 제철인 무화과를 넣어 맛을 더했다”고 밝혔다.
송용상 셰프는 ‘CITY HARVEST BID 2019’뿐만 아니라 뉴욕의 명문 야구팀으로 유명한 뉴욕 양키즈의 홈구장 뉴욕 양키즈 스타디움에서 주최한 ‘New York Yankees Legends Culinary Series’ 미국이 사랑하는 전설적인 두 명의 셰프 Emeriil Lagasse & Daniel Boulud의 뉴올리언스 콜라보레이션 행사에도 참여해 Cafe Boulud NYC 안팎으로 중요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