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7일 이사회를 열고 재무 구조 개선 계획 등을 밝힌 데 대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반(反)조원태 연합’이 “급조한 대책”이라고 전면 비난하고 나섰다. 호텔·레저 부문 사업성 검토에 대해 ‘조현아 흔적 지우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은 이날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한진그룹의 이사회 결의에 대해 “현 위기상황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문제 의식 없이 단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이사회가 결의한 송현동 부지 매각은 이미 KCGI의 요구에 따라 2019년 2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포함됐던 것”이라며 “이를 마치 새로운 주주가치 제고방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주주들을 심각하게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룹의 주력인 항공 운송 사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은 세부방안이 전혀 없어서 실행 의지와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들게 만든다”면서 “더욱이 호텔 및 레저사업 구조 개편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 없이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에 구조개편의 방향성을 정한다’는 모호한 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전날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데 이어 이날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하고 있는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하고 인천,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에 있는 호텔 역시 사업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