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가세요, 영웅!” 신종코로나 처음 알린 리원량 사망에 中애도

입력 2020-02-07 13:52
리원량. 웨이보/인민일보

중국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자 중국에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우한 소재 병원의 의사였던 리원량은 7일 새벽 끝내 사망했다. 지난 1일 중국 SNS 웨이보에 “오늘 핵산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다. 확진이다”라는 짧은 글을 남긴 지 닷새 만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회복하면 최전선에서 다시 환자를 돌보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네티즌은 확진 소식을 전한 리원량의 글에 46만개의 댓글을 달며 그의 쾌유를 기원해왔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알아채고 동료 의사 7명과 함께 SNS를 통해 이를 알렸다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 리원량에게 뒤늦은 사과를 했고, 중국인들을 그를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리원량이 사망한 뒤 웨이보의 인기검색 화제에는 ‘#의사 리원량 사망#’이 올랐다. 한 네티즌은 “온 힘으로 우리를 보호해주려 한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도 리원량의 이름에 있는 ‘밝은 량’자를 사용해 “2020년 가장 밝은 별이 졌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이 밖에도 많은 네티즌이 “결국 이 세상에 기적이란 없다”며 리원량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그가 진실을 알렸는데도 처벌받은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네티즌은 “천국에는 (경찰의) 훈계 조치가 없기를 바랍니다. 편히 가세요. 영웅!”이라고 썼고, 다른 네티즌도 “천당에는 거짓이 없기를”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사과하라”는 말과 함께 ‘유언비어를 퍼뜨린 8명이 처벌받았다’는 자막이 달린 중국 중앙방송(CCTV)의 뉴스 화면을 캡처해 인터넷에 올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