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국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퇴진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지구촌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콘트롤타워’인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응에 불만을 가지며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에 서명자가 늘고 있다. 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현재 32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명을 했다.
사무총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않고 친중국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이번 청원의 핵심이다. 지난 23일 미국 서명·청원 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사퇴 촉구(Call for the resignation of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Director General)”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서명 목표는 50만 명이다.
청원은 “우리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WHO 사무총장 역할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생각한다”면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우리는 WHO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 조사 없이 중국이 제공한 사망자와 감염자 수만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원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지난달 28일 중국을 방문하기 전 작성된 것으로 WHO의 신종 코로나 관련 비상사태를 내리지 않는 점과 조사 없이 중국이 제공하는 데이터로만 판단하는 등에 초점을 맞춰 비판했다.
하지만 WHO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이후에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 감싸기로 일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데도 중국의 조치를 높이 평가하는가 하면 대중국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들을 비난했다. 따라서 이번 서명은 계속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명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에티오피아 출신이라면서 그가 에티오피아에서 보건장관과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WHO 수장인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017년 중국 출신인 마거릿 챈 전 WHO 사무총장이 에볼라 대처 미흡으로 물러난 뒤 중국의 지원을 받아 선거에서 당선됐다. 선거 당시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600억 위안(약 10조원)을 WHO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간접 지원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그를 사무총장에 선출하기 위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개도국들의 표를 모아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