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아니면 출마 관둬라’…‘황교안의 시간’은 사흘

입력 2020-02-07 10:26 수정 2020-02-07 13:45

자유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황교안 대표의 4·15 총선 거취와 관련해 ‘서울 종로 출마’와 ‘총선 불출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각 당의 간판주자가 맞붙어 상징성이 큰 종로에서 출마하지 않을 거면 아예 출마를 접으라는 메시지다.

공관위는 이 같은 의견을 황 대표에게 전달하고 전날 밤 공관위 회의 일정을 오는 10일로 미뤘다. 그 때까지 시간을 줄테니 황 대표가 양자 간 결정을 하라는 통첩이다.

공관위는 애초 7일 오후 회의를 열고 황 대표의 총선 출마지 문제를 매듭 지을 예정이었다.

황 대표는 10일까지 3일간 출마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종로 출마를 선택하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된다. 출마하지 않고 총선에서 전체 선거판 지휘에 매진하는 길을 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총선 이후 원외 인사로서 당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가 공관위의 제안을 무릅쓰고 다른 지역에서 출마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종로 외에 서울 용산과 양천, 구로, 마포 등이 황 대표의 출마지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 경우 다른 중진급 의원에게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본인은 어려운 지역을 피했다는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저대로 우리 당의 이번 총선 대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필요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불출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어떤 방법으로든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 이것이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