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하는 우한 교민들 173명 중 흡연자는 4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첫 입소한 뒤 9일 현재까지 10일째 강제 금연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 안에서만 지내야하기에 교민들에게는 인재개발원 입소와 함께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한국보다 흡연에 관대한 중국에서 온 우한 교민 흡연자들은 금단 증세를 호소했다. 이들은 필요한 물품 신청 때 금단 증세를 완화하는 금연 보조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고 한다. 진천군보건소는 입소 첫째 날 80개의 금연파이프를 넣어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금연파이프 440개, 금연 패치 40개를 제공했다.
금연 일주일이 넘어서면서 진천군보건소는 좀 더 적극적인 '금연 클리닉'에 나섰다. 금단 증세 완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아예 끊도록 지원하자는 로드맵을 세운 것이다. 지난 7일에는 흡연 욕구를 완화해주는 비타민 함유 사탕과 구강 청결제, 칫솔 등이 담긴 '금연 키트'를 제공했다. 또한 스트레칭 밴드와 악력기도 넣어줬다. 좁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로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을 잊게 된다.
보건소 측은 금연의 최대 고비가 시작 일주일인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한 교민들이 담배를 끊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추측했다. 보건소는 “진천을 떠날 때 모든 흡연자가 비흡연자가 되도록 돕겠다”며 교민들이 진천을 떠난 뒤에도 지속적인 전화 상담을 통해 금연에 완전히 성공하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민 진천군보건소 건강증진과장은 "금연을 결심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딱 한 개비'의 유혹에 빠져 담배에 손을 대거나 술을 마시면서 의지가 약해지기 때문"이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14일 동안 한 개비의 담배도, 금연의 최대 적인 음주도 할 수 없는 우한 교민들에게는 지금이 절호의 금연 기회"라고 했다. 이어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지원해 진천을 떠날 때는 흡연자 모두 비흡연자로 거듭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