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바이러스 숙주인 야생 박쥐 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에는 7일 ‘말린 천연 박쥐’(dry natural edible bat)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1㎏에 68.28달러에서 77.19달러로 책정됐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8만1000원에서 9만1000원 정도다.
또 “식용 박쥐는 약, 건강식품, 차 등으로 쓰일 수 있다” “정력에 매우 좋다” “기침과 설사 등에 효능이 있다”는 광고 문구도 따라 붙었다.
이 박쥐 고기들은 중국 안후이성에 있는 한 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한달에 5000㎏의 말린 박쥐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자의 요청에 따라 1㎏ 포장 백이나 20㎏ 상자 단위로도 판매한다.
박쥐 고기를 판매하는 국가는 중국 뿐만이 아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우타라주의 토몬토 시장 등에서는 박쥐를 포함한 각종 야생 동물을 식용으로 팔고 있다. 이들은 뱀, 개, 원숭이 등을 즉석에서 죽인 뒤 아무렇지 않게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평소 중국인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있는 곳이었다. 신종코로나 발병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을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시켰지만, 여전히 일부 시장에서는 현지인을 위한 야생동물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박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매우 높은 유사성을 가졌으며, 사스와 같이 박쥐로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스의 경우 박쥐에 있던 변종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쥐는 137종의 바이러스를 가지는데, 그중 61종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박쥐는 인간과 같은 포유류이기 때문에 장벽이 낮아 상대적으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