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번 확진자’ 뒤집힌 판정…사흘 만 음성→양성

입력 2020-02-06 22:55 수정 2020-02-06 23:4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20번째 확진자가 당국의 1차 검진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2차 검진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 불안이 커지고 있다. 수원시 거주자인 A씨가 음성 판정 뒤 자가 격리 사흘 만에 양성 판정을 받자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가 격리로는 감염증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6일 질병관리본부와 수원시에 따르면 A(41·여)씨는 애초 지난 2일 양성 판정을 받은 15번 확진자 B씨(43)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당일 첫 검진을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자가 격리 사흘 뒤 이뤄진 5일 2차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판정이 뒤집혔다. 앞서 전북 군산의 8번 환자(62·여)도 이같이 결과가 뒤바뀌었다.

A는 지난달 중국을 다녀온 B씨와 수원 천천구 같은 건물에 사는 친척이다.

B씨는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했고 4번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온 밀접접촉자로 자가 격리됐다. 또 국내 4명의 확진자를 낸 중국 우한시 쇼핑센터 ‘더 플레이스’ 4층에서 옷가게를 운영해왔다.

지난 1일 B씨는 열이 나고 호흡기 증상이 발생해 자신의 차로 수원 장안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이후 국군수도병원에 격리된 뒤 지난 2일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A씨 등 B씨의 가족과 친척 등 7명도 밀접접촉자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2일 1차 검체 검사에서 전원 음성이 나왔고, 그 뒤로 장안구보건소가 하루 2번 건강 상태를 살폈다.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일 A씨 등 가족 3명이 목에 통증을 호소했고 2차 검사에서 A씨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A씨는 국군수도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염 시장은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자가 격리하는 것만으로는 감염증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일정한 공간에 스스로 격리하는 자가 격리는 다른 가족과 접촉할 수밖에 없어 완벽한 격리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접촉자를 더 세밀하게 관리해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증상이 나오기 이틀 전부터 확진 판정까지만 동선을 공개하는 질본 지침도 문제가 있다”며 “증상은 개인의 감각에 따라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한에서 온 사람 중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귀국 시점부터 모든 동선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A씨가 재직 중인 GS홈쇼핑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본사 사옥을 폐쇄키로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