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왕 ‘타잔’ 이승용이 시즌 출정식을 망쳤다.
이승용의 소속팀 그리핀은 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에 세트스코어 0대 2로 패배했다. 팀 에이스로 꼽히는 이승용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 1년 동안 종로를 뒤흔들었던 그의 날카로운 갱킹도, 오브젝트 싸움 설계도 이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초반 라인 개입능력이 뛰어난 챔피언 리 신을 2연속으로 골랐지만 라인전, 팀파이트에서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2세트 초반에는 칼날부리를 사냥하다 점멸을 낭비하는 실수도 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2세트 30분경 나왔다. 당시 내셔 남작 사냥은 그리핀에 주어진 유일한 역전 기회였다. 그러나 이승용이 정글러가 아닌 서포터 ‘젤리’ 손호경(럼블)에게 내셔 남작 버프를 빼앗겼다. 그리핀은 하나도 이득을 챙기지 못한 채 퇴각해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고, 잠시 뒤 넥서스를 내줬다.
반면 아프리카의 노련한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은 이날 물 만난 고기처럼 날아다녔다. 세트 MVP를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강타 싸움을 비롯해 드러나지 않은 곳곳에서 알토란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2세트에는 자르반 4세로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해 스노우볼의 시발점 역할을 해냈다.
이다윤은 경기 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승용과 ‘유칼’ 손우현이 솔로 랭크에서 즐겨 쓰는 조합에 밴 카드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밖에 상대 맞춤 전략은 따로 없었다. 우리는 ‘우리만의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