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비행기를 타야 하는 이들의 고민거리가 늘고 있다. 사람이 밀집한 장소인 기내에서의 혹시 모를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행 관련 카페에는 “마스크에 라텍스 장갑을 끼고 비행기를 타겠다”는 자신만의 예방법이 올라오고 공유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한 전문가가 조언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의료 고문이자 의사인 데이비드 포웰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기내에서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은 잊어버려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장갑으로 낀 상태로 비행기에 오르는데 이는 바이러스 예방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자주 손을 씻으라고 했다.
포웰과의 인터뷰는 질문과 답변 형태로 진행됐다. 기내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대한 질문에 그는 “기내에서 심각한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날 위험이 낮다”며 “영화관이나 사무실 건물과는 다르게 항공기는 신선한 공기가 재순환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필터를 통해 순환된 공기가 돌기때문에 기내 공기의 질은 수술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혹시 모를 감염자가 타고 있을 가능성이다. 상식적으로 감염이 우려되거나 증상이 나타나는 이들은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 최근 캐나다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우한에 다녀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라고 거짓말한 승객 때문에 기수를 돌리기도 했다.
마스크와 장갑 사용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마스크가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아주 제한적”이라면서 “오히려 마스크를 오래 끼고 있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축축해진 마스크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단, 몸이 편치 않은 사람들에게마스크 착용은 유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일회용 장갑도 추천하지 않았는데, 손은 씻을 수 있는데 장갑은 그렇지 않고, 장갑을 끼고 거리낌 없이 모든 것을 만지기 때문에 오히려 바이러스를 옮기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마스크와 마찬가지로 장갑 안의 덥고 축축한 환경이 바이러스 증식에 한몫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퍼지는 가장 효과적인 경로를 손으로 꼽은 그는 손 닦기와 손 소독을 재차 강조했다. 지저분한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 것, 기침을 할 때는 소매에 할 것을 권고했다. 이보다 휴지 등에 기침을 한 다음 손을 씻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손을 씻을 수 없을 상황이면 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소독제를 쓰라”고 추천했다.
좌석과 팔걸이를 만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바이러스는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것에 있기를 좋아한다”며 “팔걸이를 만지는 것보다 누군가와 악수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했다. 기내에서 확진자가 있었다고 밝혀지면 추가적인 소독 과정을 통해 문제가를 해결할 수 있고, 그런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때는 보통의 청소로도 바이러스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