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참패를 당하며 경선 레이스 완주조차 불투명한 처지에 몰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 등 경륜을 과시했지만 도리어 노회한 인상을 주는 역효과를 냈다. 아이오와에서 파란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다음 라운드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이오와 코커스는 6일 오전(현지시간) 개표율 97% 기준 부티지지 전 시장이 26.2%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6.1%를 득표해 격차를 0.1%포인트까지 좁혔다.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18.2%, 바이든 전 부통령 15.8%,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12.2%를 기록했다. 1, 2위끼리 선두 다툼이 치열했던 것과 달리 3위부터 5위까지의 순서는 초기 개표 결과가 유지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는 충격적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줄곧 선두 그룹에 속했지만 군소 후보로 분류되던 클로버샤 의원보다 약간 앞서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이번 결과를 애써 포장하지 않겠다. 아이오와에서 제대로 한 방 먹었다”며 “하지만 내 정치 인생에서 타격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상대할 경쟁력 있는 후보이며 민주당 주자들 중에서는 흑인 지지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마저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뉴햄프셔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지 못할 경우 대선 출마를 재고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이변을 일으킬 조짐이다. 뉴햄프셔주 지역 언론 7뉴스와 에머슨 칼리지가 민주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티지지 전 시장은 17%의 지지율을 얻어 샌더스 의원(3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조사 초기 지지율이 12%에 그쳤다가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결과가 전해진 4일 하루 만에 무려 5%포인트 급상승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3%로 3위를 기록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