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당일까지 미국 위해 올바른 일 할 것”
“북한 조속히 만나길 희망하지만 대화 재개는 북한에 달려있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은 미국 내 정치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북한을 협상장에서 조속히 만나기를 희망하지만 대화 재개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과 상관없이 북·미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5일 워싱턴에서 미국 주재 각국 대사 50여명을 상대로 ‘미국이 직면한 위협’이라는 주제의 브리핑을 진행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면 미국 정치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일 직전까지 인기가 있든, 인기가 없든, 위험하든, 위험하지 않든 미국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국내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미국 국민들을 위한 승리를 얻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미국 대선전에 활용할 뜻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또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수혁 주미대사는 ‘북·미 협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올해 미 대선 전에 대화 테이블에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미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고 주미대사관은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북·미는 지난 가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좋은 협의를 가졌데는데, 가능하다면 스웨덴에서 다시 그런 협의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어쨌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미대사관은 덧붙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김정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했던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외교라는 어려운 일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정연설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여러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대선 등 미국 정치 일정에 구애받지 받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해 미국의 우방국들 모두가 북한 비핵화 외교를 진전시켜 나가는데 필수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