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경영 철학인 ‘소통 강화’를 위해서 노조추천이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제조건으로 노사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노조추천이사제가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행장은 6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추천이사제는 직원들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다양한 건의사항을 수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앉히는 제도다.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직원들과 경영진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바라봤다.
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은행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행장은 “은행이 주주 이익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면 직원들 이해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일본 은행들은 직원을 포함한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살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고, 이는 결국 은행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 정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노사 협력’을 언급했다.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는 “노조와의 약속은 행장만의 약속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약속”이라며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가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혁신위원회’도 만든다. 그는 “내부에만 집중하다 보면 ‘순혈주의’에 빠질 수 있다. ‘혁신금융 태스크포스(TF)’에 은행 현장 사정에 밝은 6~7명의 직원을 참여시킬 것이다. TF 위에 설치될 혁신위원회에서는 외부의 연구원이나 교수 등 전문가를 초빙해 은행 경영 전반의 의견을 내부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 조직개편(7월) 때 TF 논의 결과를 잘 반영해 고객에게 더욱 신뢰받은 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