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첫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가 오늘 격리해제가 결정된 중국 국적의 1번 환자가 의료진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편지를 전달했다. 그는 편지에서 의료진을 ‘영웅’이라 부르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는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6일 인천시의료원에 따르면 1번 확진자인 중국 국적의 A씨(35·여)는 전날 인천시의료원에 감사의 편지를 전달했다. A씨는 영어로 쓴 편지에서 인천시의료원 의료진들에게 “내가 이 재앙을 겪고 있을 때 여러분이 내게 해준 것들이 너무 감사해 이렇게 편지를 쓴다”며 “내 생명을 살려줘서 고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여러분의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전문적인 태도가 없었다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여러분 모두는 내게 영웅이고 나는 이 경험을 절대 잊지 않겠다. 여러분들에게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로 남은 생도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의료진들에게 중국의 사자성어 ‘의자인심(醫者仁心)’을 언급하며 “중국에는 (남을) 고쳐주는 사람에겐 어진 마음이 있다는 뜻을 가진 ‘의자인심’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여러분은 내게 그 이상이었다”고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 인천시의료원 의료진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1번 확진자는 중국 우한(武漢)에서 지난달 19일 입국한 35세 중국인 여성이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시의료원에 격리됐다. 그는 인천시의료원에 입원하고 3일이 지난 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났고 발열은 10일간 이어졌다.
입원 일주일째부터는 산소까지 보충했으나 지난 주말까지 차차 증상이 호전됐다. 지난 주말 채취한 1번 확진자의 검체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신종 코로나 음성 판정이 나왔고, 이날 격리해제가 결정돼 퇴원할 예정이다.
조승연 원장은 “감염병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공조와 서로 간의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 분야가 됐다”며 “부족한 인력에도 휴일 밤낮없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국내 모든 의료진과 공직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