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당의 전략지역 배치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전날 황교안 대표를 포함한 전직 대표와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총선 출마지를 이르면 오는 7일 발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다.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고향 출마를 위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홍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번 총선은 내가 주도하는 선거가 아니고, 황 대표가 주도하는 선거”라며 “나는 253개 지역구 중 한 곳에 출마 신청을 하는 평당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그간 당을 위한 충고를 할 때 당 지도부는 늘 ‘일개 평당원의 의견일 뿐’이라고 폄하해왔다”며 “그래서 나는 일개 평당원 신분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출마지역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직 사퇴 후 2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던 당 지도부의 언론을 통한 일방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내가 왜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25년 동안 당을 위해 험지에서 그만큼 헌신했으면, 이제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들어온 지 1년밖에 되지 않고 당을 위해 아무런 공헌한 바도 없는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선언한 것은 현직 대표로서 당연한 도리”라며 “당을 위한 희생으로 미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 공관위가 전날부터 ‘컷오프’를 위해 지역구 현역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이는 것과 관련 대규모 컷오프가 예상되는 대구·경북(TK)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경북 안동이 지역구인 김광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폭정에 맞춰 삼복더위 광화문 집회, 삭풍 속에 이뤄진 대규모 투쟁에 가장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지역이 단연코 TK”라며 “그런데 지금 ‘TK 살생부’라는 괴문서까지 떠돌며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컷오프 자체가 공천의 목적이 아니다. 공천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