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올리려고…휴면계좌 2만여개 비밀번호 변경한 우리은행

입력 2020-02-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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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휴면계좌의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휴면계좌의 비밀번호를 변경해 계좌를 활성화시키면 고객 유치 실적으로 인정되는 점을 이용한 일부 영업점 직원들의 일탈 행위로 추정된다.

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2018년 7월 고객의 인터넷·모바일뱅킹 휴면계좌 2만3000여개의 비밀번호를 변경해 활성계좌로 전환했다.

계좌를 개설하고 1년 이상 거래를 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되는데, 다시 거래를 하려면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 영업점 직원들은 비밀번호 변경을 통해 휴면계좌를 활성화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유치한 실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당시 우리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이런 비활성화 계좌의 활성화 실적을 점수에 반영하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그해 자체감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해당 건을 영업점 직원의 실적에서 제외했다. 또 KPI에서 해당조항을 폐지하는 등 제도적 보완 조치도 취했다. 그해 10월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 때는 이런 사실을 보고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건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되거나 금전적으로 피해를 본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