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김정수 감독 “이제 1경기 치렀을 뿐…천천히 달려나갈 것”

입력 2020-02-06 06:00

“스크림은 반반 나눠 내보내고 있습니다. 더 잘하는 선수를 내보낼 뿐이에요.”

T1 김정수 감독의 운영 철학은 명확했다. 주전 선수는 없고, 더 잘하는 선수가 출전한다.

T1은 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개막전에서 담원 게이밍에 세트스코어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T1은 1승0패(세트득실 +1)로 스프링 시즌 첫발을 뗐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는데 시즌 마수걸이 승점을 챙겼다. 담원 상대로 스크림 승률 30%가 채 안 됐던 T1이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 감독은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채로 경기장에 왔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1승 이상의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이겨서 아주 기쁘지만, 매우 힘들게 이긴 만큼 보완할 점도 많았다”며 “이제 한 경기를 이겼다.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담원은 김 감독이 지난해 코치로 몸담았던 팀이기도 했다. 그는 담원 선수들의 특징과 버릇을 꿰고 있었다. 그는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모든 걸 솔직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선수들만의 특성이 있다”면서 “(담원 선수들이) 그걸 단번에 고치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우리 선수들에게 그 점을 노리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팀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1, 2세트 동안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했다. 운영 단계에서 멍하게 끊기면서 어느 팀이 더 많은 실수를 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졌다. 3세트는 유리한 상황에서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다. 내셔 남작 둥지 인근에 와드 작업을 해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이날 경기를 곱씹었다.

이날 아쉬운 경기를 펼쳤던 ‘에포트’ 이상호에 대해선 “발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의 사기를 북돋웠다. 김 감독은 “나이는 어리지만 경험을 많이 쌓은 선수다. 라인전도 무난하게 잘하고, 정신력도 강하다. 졌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이상호를 칭찬했다. 다만 “장기전에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가끔 멍을 때리곤 한다. 이런 점을 고쳐야 한다”고 채찍질도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오늘은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채로, ‘편하게 임하자’는 자세로 왔는데 선수들이 집중을 잘해줘 이겼다”며 개막전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지금부터 기분을 내면 금방 지칠 것이다. 선수들과 천천히, 18경기까지 달려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