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위안 장전한 보험사들도 올해부터 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폭락을 했던 중국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한 이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국가대표팀(national team)’이라 불리는 국경기업 산하 증권사들이 투입돼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급격하게 추락했던 중국 증시는 4일에 언제 그랬냐는 듯 반등을 했다. 표면적으로는 ‘대대적 유동성 공급’ ‘금리 인하’가 원인으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간 유동성 공급에 나섰고, 오는 20일 기준금리 인상 등의 대대적 경기 부양책을 동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봤다.
하지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역할 이면에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고 5일 진단했다. 3일 대폭락장에서도 ‘국가대표팀’이 시장에 참여해 증시를 부축한다는 얘기들이 돌았다. 이같은 소문에 대해 증권사 트레이더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뿐 행동에 옮기지는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증권사가 아닌 1000억 위안(143억 달러)이 장전된 보험사들이 나설 것이라고 확인했다. 국영 증권사들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매도를 자제하고 단타매매를 하지 말라는 ‘창구규제(window guidance)’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런 보도만으로도 전날 7.72%나 떨어졌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튿날 1.34% 상승으로 돌아섰다. 보험사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았지만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FT가 언급한 국가대표는 정부기관인 중국증권금융공사, 중앙회금투자공사 등 국영기업 산하 증권사들이다. 이들 20개 증권사는 증시 버블이 붕괴된 지난 2015년 여름에 1440억 달러를 쏟아부어 증시를 부축하기도 했었다. 이들은 증시가 안정되자 사들였던 주식을 공기업에 반납했다.
국영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까지 1250억 위안 상당의 198개 국제금융펀드를 조성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1000억 위안의 실탄을 장전한 국영 보험사까지 끌어들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